소노라 송신소

'서평'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7.06.30 정통 중국현대사 (1)
  2. 2017.06.23 덩샤오핑 평전
  3. 2016.05.25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을 읽고
  4. 2015.10.24 유엔과 일본외교를 읽다

정통 중국현대사

서평 2017.06.30 19:12 by 소노라

(中国共产党中央委员会文獻研究室, 『關于建國以來黨的若干歷史問題的決議』, 北京: 人民出版社, 1985.) 허원 역, 『정통 중국 현대사: 중국공산당의 역사문제에 관한 결의』, 서울: 사계절, 1990.


왕조 시대때 한국이나 중국에서는 새 왕조가 직전 왕조의 정사를 편찬하는 관례가 있었다. 명나라가 망하자 청나라가 명사를 편찬하고, 고려가 망하자 조선이 고려사를 편찬하는 식이었다. 역사를 해석할 때에는 정사에 따라야 했다. 오늘날 중국에도 정사에 비견될 만한 것이 있다. 바로 '건국이래 당의 약간의 역사문제에 관한 결의'다.


1981년 6월 열린 중국공산당 제11기 제6차 전체회의(11기 6중전회)는 '건국이래 당의 약간의 역사문제에 관한 결의'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지금까지 중국공산당 역사에서 역사결의는 두 번 있었다. 1945년 6기 7중전회(중국공산당 제6기 중앙위원회 제7차 전체회의)에서 채택된 '약간의 역사문제에 관한 결의'가 첫째고, '건국이래 약간의 역사문제에 관한 결의'가 둘째다. 첫번째 역사결의를 통해 "마오쩌둥 사상이 중국공산당의 지도 이념으로 확립"[각주:1]되었다면, 두 번째 역사결의를 통해 덩샤오핑과 실천파들은 자신들이 몇 년전 거둔 정치적 승리를 재확인하고, 마오쩌둥을 신에서 인간의 위치로 되돌림으로써, 필요한 경우 마오의 사상에 반대할 수 있는 기틀을 닦아놓았다. 이것은 역사, 특히 당대사는 단지 학술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문제임을 잘 드러내는 일화다.


흐루쇼프는 소련 공산당 20차 전당대회를 통해 전임자 스탈린을 격하했다. 그 유명한 '비밀 연설'을 통해서다. 흐루쇼프와 소련에게는 레닌이 있었다. 스탈린을 신랄히 비판하더라도(그리고 사실 이것은 스탈린이 온당히 받았어야 하는 비판이었다) 마지막에는 레닌에게 기댈 수 있었다. 한편, 마오쩌둥의 마지막 10년을 장식한 문화대혁명은 처참한 재앙이었다. 마오쩌둥은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또, 덩샤오핑, 천윈 등은 바로 그 문화대혁명으로 시련을 받은 대표적 인물이었다. 그렇지만 덩샤오핑은 '흐루쇼프가 스탈린 비판하듯' 마오쩌둥을 비판할 수는 없었다. 마오쩌둥은 중국의 레닌이자 스탈린이었기 때문이다. '건국이래 역사결의'는 몇 번의 수정을 거쳐 완성됐다. 그 과정에서 덩샤오핑은 자신의 의견을 몇 차례 밝혀가며, 자신의 의도대로 결의를 이끌어갔다. 덩샤오핑은 마오를 비판하는 것이 얼마나 민감한 문제인지를 잘 알고 있었다.


모택동동지는 고립된 개인이 아니라 서거할 때까지 줄곧 우리 당의 영수였습니다. 모택동동지의 오류에 대하여 도가 지나치게 써서는 안됩니다. 도를 넘게 되면 모택동동지의 얼굴에 먹칠을 하게 될 뿐 아니라 우리 당과 우리나라의 체면에도 먹칠을 하게 됩니다. 이것은 역사적 사실에 어긋납니다.[각주:2]


결국 '건국이래 역사결의'는 마오쩌둥에게도 잘못이 있었지만 그는 위대한 무산계급혁명가였노라고 공칠과삼식의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공적이 과오를 압도하고, 공적이 1차적이라면 과오는 2차적이라는 식이다. 덩샤오핑이 가장 중점을 두었던 것도 이 부분이었다.


결의원고를 한번 보았습니다. 안되겠습니다. 다시 써야 하겠습니다.

……문건 전체가 너무 침울하여 결의같지 않습니다. 수정하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잘못된 것은 비판하되 적절하게 해야 합니다.[각주:3]


'건국이래 역사결의'이기는 하지만, 결의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이후의 역사만을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1949년 이전의 중국공산당 역사도 다루어지고 있다.


한편, 1983년에는 '건국이래 당의 약간의 역사문제에 관한 결의' 주석본 초본이 발행되었고, 1985년에는 수정본이 발행되었다. 이 책은 1985년 수정본을 번역한 것이다. 중국어 인명은 모두 한국식 독음으로 번역됐지만,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좋은 책이지만, 나온지 오래되어 구하기 어렵다는 점은 흠이다.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역사결의가 중국공산당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당대사를 해석한 것인만큼, 학술적으로 볼 때 중립적이거나, 왜곡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 현대사를 이 역사결의만을 가지고 공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그것과는 별개로 이 책은 좋은 책이다.


  1. 조영남, 『개혁과 개방: 덩샤오핑 시대의 중국1, 1976~1982년』, 서울: 민음사, 2016, p.392. [본문으로]
  2. (中国共产党中央委员会文獻研究室, 『關于建國以來黨的若干歷史問題的決議』, 北京: 人民出版社, 1985.) 허원 역, 『정통 중국 현대사: 중국공산당의 역사문제에 관한 결의』, 서울: 사계절, 1990, p.75. [본문으로]
  3. (中国共产党中央委员会文獻研究室, 『關于建國以來黨的若干歷史問題的決議』, 北京: 人民出版社, 1985.) 허원 역, 『정통 중국 현대사: 중국공산당의 역사문제에 관한 결의』, 서울: 사계절, 1990, pp.70-71. [본문으로]
신고

'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통 중국현대사  (1) 2017.06.30
덩샤오핑 평전  (0) 2017.06.23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을 읽고  (0) 2016.05.25
유엔과 일본외교를 읽다  (0) 2015.10.24
TAG 사평

덩샤오핑 평전

서평 2017.06.23 20:45 by 소노라

(Benjamin Yang, DENG: A Political Biography, M.E. Sharpe, 1997.) 권기대 역, 『덩샤오핑 평전』, 서울: 황금가지, 2004.


이미 제목 자체가 책의 내용을 잘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굳이 어떤 책인지 더 쓸 필요도 없다. 이 책은 덩의 유년 시절부터 만년에 이르기까지 그의 전 생애를 다룬 책이다. 저자는 마지막 결론에서 덩샤오핑이 위대한 정치가이자 경세가였노라고 평가한다.


필자는 모든 역사적 실책과 정치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덩이 위대한 정치가로 기억될 것이며, 순전히 역사적 의미에서 20세기 마지막 25년간 중국을 지배한 통치자로 기억되리라고 믿는다.[각주:1]


그렇지만 이 책이 덩샤오핑을 일방적으로 추앙하는 책은 결코 아니다. 예를 들어, 저자는 반우파 투쟁과 관련해서는 덩샤오핑에게도 적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언급한다.


공식적인 덩의 전기 작가들은 이 주제를 짜장 회피해 왔다. 아직 우리가 모르고 있으며 찾을 수도 없는 세세한 부분이 너무나 많기는 하지만 반우익 운동에서 덩이 결정적 역할, 어쩌면 마오까지 포함하여 다른 어떤 사람보다도 더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너무나 명백하다.[각주:2]


실제로 반우파 투쟁 당시 덩샤오핑은 중공중앙서기처 총서기(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서기처 총서기)로, 반우파 투쟁에 적지 않은 책임을 지고 있다. 이 점이 덩샤오핑의 정치적 약점중 하나였음은 분명한데, 실제로 덩샤오핑은 최고 실권자로 등극한 이후에도 "반우파 투쟁은 필요했고, 잘못은 확대에 있다."[각주:3]고 주장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적당한 균형 감각을 맞추었다고 보여진다. 책은 411쪽으로 결코 짧은 분량은 아니지만, 독자를 지겹게 한다거나 어렵게 만드는 문체는 아니다. 원서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번역판은 그렇다.

이렇듯 번역도 만족스럽다. 다만, 종종 등장하는 오역이 몰입도를 다소 떨어뜨린다.  이 '오역' 문제는 직책 문제에 한정된다. 예를 들어,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의 오역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중앙위원회 부주석의 오역
"[중앙정치국] 상임위원회":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의 오역
"인민회의 의장":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위원장의 오역
"전국인민대표대회 주석":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위원장의 오역
"중앙군사위원회 총서기": 중앙군사위원회 비서장의 오역
"중앙고문위원회 주석": 중앙고문위원회 주임의 오역
"국방장관": 국방부 부장의 오역

등이 그것이다. 중국의 직책을 영어로 표기하고, 그것을 다시 한국어로 번역하는 중역 과정에서 오역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중앙고문위원회의 수장(中国共产党中央顾问委员会主任) 은 '주임'이지만 이것이 영어로는 "Chairman of Central Advisory Commission"로 번역됐고, 다시 한국어로 중역하면서 'chairman'을 '주석'으로 번역한 것이 아닌가 싶다.



  1. (Benjamin Yang, DENG: A Political Biography, M.E. Sharpe, 1997.) 권기대 역, 『덩샤오핑 평전』, 서울: 황금가지, 2004, p.399. [본문으로]
  2. (Benjamin Yang, DENG: A Political Biography, M.E. Sharpe, 1997.) 권기대 역, 『덩샤오핑 평전』, 서울: 황금가지, 2004., p.205. [본문으로]
  3. 조영남, 『개혁과 개방: 덩샤오핑 시대의 중국1, 1976~1982년』, 서울: 민음사, 2016, p.380. [본문으로]
신고

'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통 중국현대사  (1) 2017.06.30
덩샤오핑 평전  (0) 2017.06.23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을 읽고  (0) 2016.05.25
유엔과 일본외교를 읽다  (0) 2015.10.24
TAG 서평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은 지난 2001년 출간된 존 미어샤이머의 The Tragedy of Great Power Politics의 한국어 번역판이다. 번역판 출간연도는 2004년.


국제정치학은 크게 자유주의(이상주의) 진영과 현실주의 진영으로 양분할 수 있다. 국가간의 교류가 활발해질수록 세계는 평화로워질 것이라는 주장이나, 민주주의는 평화를 가져온다는 민주평화론 등은 대표적인 자유주의적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세계를 평화롭게 만드는 것은 현실적이진 않다고 보는 견해가 있는데 이들이 바로 현실주의자들이다. 물론 궂은 날씨가 하루 종일 비 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것 처럼, 평화롭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 항상 전쟁 상태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현실주의는 다시 한스 모겐소의 고전 현실주의와 케네스 월츠(왈츠)의 신현실주의로 나뉜다. 고전 현실주의는 국제분쟁의 원인으로 인간의 본성을 든다. 반면, 신현실주의는 무정부상태라는 국제정치의 구조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따라서 구조 현실주의라고도 한다. 


미어샤이머는 이 구조 현실주의에 속하는 학자다. 물론, 미어샤이머와 월츠의 이론에는 중대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월츠의 이론에서 국가들은(대개 강대국) 일정한 정도의 힘에 도달하면 더 이상의 힘의 추구를 주저하는 존재로 묘사된다. 하지만, 미어샤이머는 힘이 안보를 보장하는 최선의 방법인 세상에서, 안보를 보장받는 최선의 방법은 패권국이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국가(특히, 강대국)들은 패권국이 될 때까지 힘을 갈망하게 된다.


미어샤이머는 이러한 자신의 이론과 월츠의 이론을 구별하기 위해 전자를 공격적 현실주의(공세적 현실주의), 후자를 방어적 현실주의(수세적 현실주의)로 구분 짓는다.


미어샤이머는 안보를 보장받는 최선의 방법은 "지금 바로 패권국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전 지구적 패권국이 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미어샤이머는, 기술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세계적 차원의 패권국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상호확증파괴(MAD)라는 말이 있다. 냉전기 공포의 핵균형을 잘 나타내주는 단어다. 미쳤다는 뜻의 mad와도 동음이의어다.(일부러 그렇게 만든 두문자약어겠지만) 미국과 소련 두 나라 중 어느 나라도 먼저 선제 공격을 통해 상대방을 완전히 제압할 수 있는 능력(제1타격력)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 반면, 상대방으로부터 공격을 당할 경우, 당한 만큼 되돌려줄 정도의 보복력(제2타격력)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먼저 공격을 하더라도 상대를 궤멸시킬 수 없을뿐더러, 내가 준 만큼 되돌려 받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 공포의 핵균형이 돌아가게 했던 것이다.


그런데 만약에, 한 나라가 선제 공격을 통해 상대방을 완전히 초토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또는 상대방의 보복 공격을 완전히 무효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해보자. 그렇다면 그 나라는 핵 우위에 서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 나라는 세계적 패권국이 될 것이다. "핵 패권국"에게 "재래식 군사력의 균형이란 무의미"하다.


핵 패권을 통해 세계적 패권국이 된다는 꿈은 꿈이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상황이 아니다. 그렇다면 재래식 군사력을 통해 세계적 패권국이 될 수 있을까? 미어샤이머는 이 또한 불가능하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것은 역시 바다(특히, 대양)의 힘이다. 기술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바다를 건너서 대규모 병력을 전개하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설령,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은 더 유리한 위치에서 전쟁에 임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미어샤이머는 강대국들의 목표는 지역 패권국이 되는 것이 목표[각주:1]라고 말한다. 패권국은 다른 대륙에 대해 역외균형자(offshore balancer)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그 이유는 다른 패권국이 자기 대륙 앞마당에서 세력균형 상태에 영향을 주어서, 자신의 패권적 지위를 망쳐놓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강대국들이 서로를 견제하는 방법에는 유화, 편승, 책임전가, 세력균형 등의 방법이 있다. 일반적으로 강대국이 강대국을 견제할 때는 세력균형의 방법이 자주 사용된다고 한다. 그러나 미어샤이머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오히려 역사를 볼 때, 자주 사용된 것은 다른 나라에 책임을 떠넘기는 전략(책임전가 전략)이었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전략은 국제정치의 구조(강대국의 숫자)와 관련이 있다. 단극체제 즉, 단일 강대국이 존재하는 체제는 세계적 패권국이 존재하는 체제인데 이것은 실현 불가능하다. 강대국이 두 나라가 존재하는 것은 양극체제로, 냉전이 대표적이다.


강대국이 세 나라 이상 존재하면 다극체제로 분류된다. 미어샤이머는 여기서 더 나아가 잠재적 패권국이 포함된 불균형적 다극체제와, 잠재적 패권국이 없는 균형적 다극체제로 구분한다. 이론적으로 양극체제 역시 균형적 양극체제와 불균형적 양극체제로 구별할 수 있겠지만, 불균형적 양극체제라면 곧 단극체제가 될 것이므로 무의미한 구분이 될 것이다.


체제 내에 책임을 떠넘길 다른 강대국이 존재하는 다극체제라면 책임전가의 유혹에 빠지기 쉽지만, 책임을 전가할 제3의 강대국이 없는 양극체제에서는 직접 상대와 세력균형을 맞출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다. 원본이 나온게 2001년이다. 이 책도 지난 2014년 개정판(Updated Edition)이 출판(번역 안됨)됐다. 전반적인 내용의 변화는 없지만, 중국의 부상에 대해 다룬 마지막 장에서 최근 15년간 있었던 여러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다루어지고 있다.

  1. 미어샤이머는 미국 역시 아메리카 대륙에서의 지역 패권국이라고 본다. 그리고 현대에서 지역 패권국이라는 지위를 차지한 것은 미국이 유일하다고 본다. [본문으로]
신고

'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통 중국현대사  (1) 2017.06.30
덩샤오핑 평전  (0) 2017.06.23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을 읽고  (0) 2016.05.25
유엔과 일본외교를 읽다  (0) 2015.10.24

유엔과 일본외교를 읽다

서평 2015.10.24 16:39 by 소노라

기타오카 신이치, 조진구 역, 『유엔과 일본외교』, 서울: 전략과문화, 2009.

  (北岡伸一, 『国連の政治力学 : 日本はどこにいるのか』, 東京: 中央公論新社, 2007.)


이 책의 저자인 기타오카 신이치(北岡 伸一)는 학자 출신으로 주유엔 일본 차석대사를 지낸 사람이다.

이 책을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면, 유엔이 운영되는 모습과 그 곳에서의 일상을 다룬 전반부와 일본 외교관답게 일본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역설한 후반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전반부는 나쁘지 않았다. 특히 대개 예산을 편성할 때는 어느 정도 수입이 들어올 것인지를 예측하고 지출을 결정하는 데 비해, 유엔은 지출을 먼저 결정하고, 필요 경비에 따라 분담금을 결정하는 체제라는 점 등 내가 잘 몰랐던 여러 부분들을 알게 되었다.


그에 비해 후반부는 그렇게까지 즐겁고 편한 느낌으로 읽지는 못했다.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강하게 반대하는 한국과 중국에 대해 저자는 전쟁 책임자를 처벌하고, 국경을 다시 정하고, 배상금을 지불하면 그것으로 전후 처리는 끝나는 것이다. 일본은 이 모든 것을 다 했다면서 60년 이상이나 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부자연스럽다며, 이것이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반대하는 이론적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말한다.


사실은 어떠한가? "전쟁 책임자의 처벌", "국경의 재획정", "배상금 지불" 이 세 가지 중에서 제대로 이루어진 것은 무엇인가? 배상금 지불 정도뿐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저자는 한일간의 유엔 분담금은 1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며 한국이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을 반대하는 것은 가당치도 않다는 듯한 시각을 보여준다.


이런 점에서 후반부는 편향된 시각을 보여준다. 저자가 유엔 최일선에서 근무했던 만큼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사실 이 책은 일본 내에서 자국의 상임이사국 진출을 반대하는 여론을 설득하기 위해 만들어진 책 같기도 하다.


확실히 읽으면서 유쾌한 기분으로 읽을수 있는 책은 아니지만 일본의 논리와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읽을 가치가 있었던 책이었다. 일본의 생각을 엿 볼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책이 한국에 더 많이 소개되고 번역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신고

'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통 중국현대사  (1) 2017.06.30
덩샤오핑 평전  (0) 2017.06.23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을 읽고  (0) 2016.05.25
유엔과 일본외교를 읽다  (0) 2015.10.24
1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20)
항공송신소 (1)
비공개 (0)
일반 (0)
서평 (4)
일본 (10)
중국 (3)
국제정치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