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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독서국

조선통치 비화

소노라 2018. 2. 9. 21:29

(朝鮮行政編輯局, 『朝鮮統治秘話』, 東京: 帝國地方行政學會, 1937.) 이충호 편역, 『조선통치 비화: 일제강점기 문화정치의 실상』, 서울: 국학자료원, 2012.


이 책은 조선총독부에서 근무했던 일본인들이 조선통치에 대해 이야기한 1937년 간담회를 번역한 책이다. 간담회 참석자로는 조선총독부 정무총감을 지낸 미즈노 렌타로(水野錬太郎), 총독부 경무국장을 지낸 아카이케 아츠시(赤池濃), 총독부 내무국 사무관을 지낸 마루야마 츠루키치(丸山 鶴吉) 등이 있었다. 특히 미즈노 렌타로와 아카이케 아츠시는 조선총독부 근무 이후 각각 내무대신과 경시총감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간토 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 간담회가 열린지 불과 8년 후 일본이 패망하게 되리라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


이들의 대화를 보면 극히 편협해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본다는 말이 떠오른다. 예를 들어, 아카이케 아츠시는 3·1운동은 조선인의 친미사상이 원인이었다고 주장한다.


또 이번에 있었던 3·1 만세 소동은 조선인 고유의 사대사상, 즉 친미사상이 그 원인이었습니다.[각주:1]


참고로 5년 후(1942년) 전시의 일본은 어땠을까? 상당히 재미있는 자료가 있다.


1942년 9월에는 마루카메(丸亀)고등여학교의 여자 생도 6명이 ‘백인 포로’에게 사인을 요구하여 큰 문제가 되었으며(『復刻版 外事月報 7』), 공장에서 일하는 연합군 포로의 경우 "동정을 보내고 혹은 이욕(利慾)에 빠져 저들의 애원을 듣고 몰래 기호물을 알선하는" 일본인 노동자도 끊이지 않았다(『復刻版 外事月報 8』). [각주:2]


이 책은 당시 조선통치와 관련한 고위직 일본인들의 인식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는 데에 큰 가치가 있다.


최초 작성일: 2017.08.17. 22:49

1차 수정 및 발행일: 2018.02.09. 21:29




  1. (朝鮮行政編輯局, 『朝鮮統治秘話』, 東京: 帝國地方行政學會, 1937.) 이충호 편역, 『조선통치 비화: 일제강점기 문화정치의 실상』, 서울: 국학자료원, 2012, p.75. [본문으로]
  2. (吉田裕, 『アジア・太平洋戦争』, シリーズ日本近現代史, 第6巻, 東京: 岩波書店, 2007.) 최혜주 역, 『아시아·태평양전쟁』, 일본 근현대사 시리즈, 제6권, 서울: 어문학사, 2012, pp.195-196.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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