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일전쟁(1904~1905) 당시 일본의 전비는 17억 2121만엔이었다. 이는 1904년 일본 정부 세입 총액 3억 3천만 엔의 5배, 1903년 일본 정부 일반회계 약 2억 5천만엔의 7배를 웃도는 액수였다. 러일전쟁 10년전에 있었던 청일전쟁(1894~1895)에서 일본의 전비는 2억 3천만 엔이었는데, 청나라로부터 전쟁 배상금으로 3억 6천만 엔을 얻어낼 수 있었다. 러일전쟁 당시 일본 정부는 전비의 82.4%에 달하는 14억 7300만 엔을 공채를 통해 모집했는데, 그 가운데 8억 56만 엔이 외채였다. 또, 전시에 동원된 병사 109만 명의 과반인 55만 명이 농촌 출신이었다. 당시 농촌은 사람뿐만 아니라 소와 말도 징발되었기 때문에 노동력 부족이 심각한 상태였다. 또, 러일전쟁 당시 전시세 ..
북한은 많은 나라들에 빚 즉, 채무를 지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북한 채권은 나름대로 거래가 되기도 하지만, 대체로 휴지 조각 취급을 받는다. 그 이유는 간단한데 바로 북한에게는 돈을 갚을 생각도, 그럴 의지도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악성 채무불이행을 한 역사는 꽤 오래되었다. 또, 자본주의 국가들만 북한에게 돈을 떼인것은 아니다. 사회주의 국가들 사이에서도 북한 채권은 악명이 높았다. 1980년 1월, 황화 당시 중국 외교부장은 외교부 간부들을 대상으로 내부 연설을 한 바 있는데 여기서 황화는 북한이 돈을 갚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시한 적이 있었다. 조선[북한]은 우리에게 몇십억의 빚을 지고 있는데 이를 서서히 갚을 수는 있어도, 갚기를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공짜로 주는 것은 주는 것..
1941년 1월 8일 당시 육군 대신이던 도조 히데키는 전진훈을 공포한다. 특히, 전진훈 2장 8조에는 살아서 포로가 되는 치욕을 당하지 말라고 되어 있다. 1945년 9월, 도조는 자신에 대한 체포 명령이 내려지자 권총 자살을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당시에도 이와 관련해 논란이 많았다. 첫째는 그 시기가 너무 늦었다는 점이다. 패전 각의에 서명한 아나미 고레치카 육군대신이 8월 15일 새벽에 할복 자살한 점을 고려할 때, 도조의 자살 시도는 뒤늦은 감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이것이 지탄받았던 큰 이유는 도조가 칼로 할복 자살한 것이 아니라 권총으로 자살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가슴을 권총으로 쏘았다는 점이 큰 지탄의 이유가 되었다. 일각에서는 도조가 진심으로 자살할 마음은 없고, 그저 보여..
현대의 민주주의 국가는 입헌주의를 표방한다. 입헌주의를 하기 위해서는 통치의 근거가 될 헌법이 필요하다. 그러나 모든 국가에서 성문 헌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서 영국에는 '헌법'이라는 단일한 법전이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영미법계 국가라고 해서 반드시 성문 헌법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는 미국을 보면 알 수 있다. 사실, 헌법이나 입헌주의가 지금과 같은 의미를 가지기 시작한 건 미국에서 헌법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사실, 이스라엘에는 성문 헌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 이스라엘 건국 초기에 성문 헌법을 만드려는 시도가 있었다. 그런데, 당시 종교계 정당들이 헌법 제정에 반대하며 성경(모세 5경)만이 이스라엘의 헌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스라엘 제헌의회에서는 헌법 대신 기..
1945년 9월 20일, 히가시쿠니노미야 내각의 외무대신 요시다 시게루가 연합군 최고사령관 맥아더를 방문한다. 히로히토가 맥아더를 만나는 것에 대한 의견을 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요시다는 맥아더로부터 히로히토의 비공식 방문은 부적절하지 않으며, 오히려 환영한다는 뜻을 확인한다. 이어 후지타 히사노리 시종장이 맥아더를 방문한다. 후지타는 맥아더에게 일본이 포츠담 선언을 성실히 이행할 의사가 있음을 알리고 싶다는 히로히토의 뜻을 전달한다. 이렇게 해서 9월 27일 오전 10시 무렵, 주일 미국 대사관에서 맥아더와 히로히토간의 첫 번째 회담이 열리게 된다. 맥아더와 히로히토는 사진을 세 번 찍고는 대화를 시작했다. 일본 정부는 이 사진이 불경하다는 이유로 신문 게재를 금지하지만,GHQ가 이 조치를 철회시킨다...
제1타격력과 제2타격력은 핵무기와 관련된 용어이다. 제1타격력 또는 제1공격력, 선제공격력(first strike capability)은 선제 공격을 통해 적을 완전히 무력화 시킬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제2타격력 또는 제2공격력, 보복공격력(second strike capability)은 자신을 선제 공격한 적에게, 당한 만큼 되돌려줄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냉전 시기 미·소 양국은 제1공격력을 갖추고 있지 못했지만, 제2공격력은 갖추고 있었고 이에 따라, 공포의 핵균형(상호확실파괴MAD)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어떤 나라가 선제공격을 통해 적을 무장해제 시킬 수 있거나(즉 제1타격력을 가지거나), 적의 보복 공격(제2타격력)을 무효화 시킬 수 있다면, 그 나라는 핵 패권국이 될 것이다. 공격적 현..
1945년 9월 11일, 도조 히데키 등 A급 전범(평화에 반하는 죄) 혐의자 39명에 대한 체포 명령이 떨어졌다. 이튿날, 히가시쿠니 내각은 일본이 자체적으로 전범 재판을 실시한다는 각의를 내렸다. 히로히토는 이 결정에 대해 재고를 촉구했는데, 다음날 열린 각의에서도 같은 결정이 내려지자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9월 13일, 당시 외무 대신이자 훗날 총리가 되는 시게미츠 마모루가 이러한 의사를 연합군 측에 전달했지만 당연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스스로 전범 재판을 진행했다. 일본은 1945년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B/C급(인도에 반하는 죄와 통상적 전쟁범죄 행위) 전범 8명에 대한 재판을 진행했다. 일본이 스스로 전범을 처벌하기를 원했던 것은, 일본에서 재판을 하고..
내각책임제에서 내각의 각료는 국회 의원인 것이 보통이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일본의 경우 국무대신의 과반을 국회의원 중에서 임명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반대로 일단 각료의 과반을 국회 의원 중에서 선임하고 나면, 나머지 국무대신들이 반드시 국회의원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각총리대신(총리, 수상)의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서, 반드시 국회의원이어야 하는데 이는 일본국 헌법 제67조에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이것은 현행 평화헌법의 이야기이고, 메이지 헌법 체제에서는 총리가 반드시 국회의원일 필요가 없었다. 의원이 아니더라도 덴노(천황, 일왕)의 명령을 받아 총리가 되고, 내각을 조각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를 대명강하라고 한다. 대명강하에 따라 마지막으로 총리가 된 것은 제1차 요..
군부대신 현역무관제는 육군 대신과 해군 대신은 반드시 현역 대장이나 중장 가운데 임명해야 한다는 것으로 1900년 제2차 야마가타 내각때 제도화됐다. 육군은 이 제도를 악용해 내각을 붕괴시킨 적도 있었다. 1912년 제2차 사이온지 내각이, 육군이 요구한 사단 증설안을 거부하자 우에하라 유사쿠 육군 대신이 사직해버렸던 것이다. 우에하라는 사직하면서 후임자를 추천하지 않았고, 육군 측에서도 후임자를 보내지 않았기 때문에 사이온지 내각은 붕괴했다. 이듬해인 1913년 제1차 야마모토 내각은 이 제도를 개정한다. 군부대신이 반드시 현역일 필요는 없고, 예비역이나 후비역 대장 또는 중장이 임명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당시 총리였던 야마모토 곤노효에가 사쓰마 군벌의 실력자로 해군 대장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
카타야마 데츠는 처음으로 사회당 당수로 일본 총리가 된 인물이며,처음으로 기독교도로 일본 총리가 된 인물이다. 1947년 4월 25일 치뤄진 제23회 중의원 총선거에서 카타야마 테츠(가타야마 데쓰)가 이끄는 사회당이 제1당이 됐다. 당시 사회당의 의석은 143석으로 총의석 466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제2당은 요시다 시게루가 이끄는 자유당이었는데, 사회당과의 의석수 차이는 불과 12석이었고, 득표율은 오히려 자유당이 사회당보다 높았다. 제3당은 124석의 민주당이었고, 그 뒤를 31석의 국민협동당(국협당) 등이 따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즈음 사회당의 좌파와 우파는 연정 노선을 두고 갈등을 일으키는데, 그 핵심은 자유당을 연립 정권에 포함시킬 것인가의 여부였다. 어느 한 당도 과반 의석을 획득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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